모두 힘모아 예전모습 되찾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3-26 18: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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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명산…후손에게 그대로… <사진1>지난 21일 수도 서울의 남쪽에 버티고 서있는 관악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기 위해 관악구 및 금천구를 비롯해 안양시 등 관악산에 접해 있는 자치단체의 장 3사람이 모인 가운데 이들 지자체간의 협의회가 조직됐다.

관악산은 그동안 행정기관의 관할구역이 나뉘어져 있어 조직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게 사실.

행정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관악산은 예전의 모습 그대로 서울시민 및 주변 자치단체 주민들의 ‘영원한 명산’으로 보존될 수 있을까? 관악산 보존의 실태 및 문제점, 이들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추진할 보존계획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지난 21일 서울 남쪽의 가장 대표적 명산인 관악산을 지키기 위해 관악구, 금천구, 안양시 등 주변의 3개 자치단체가 ‘관악산 보존 행정협의회’란 이름으로 힘을 모았다.

이 협의회의 존재 의의는 관악산 보존의 책임이 있는 자치단체가 관리책임이 있는 관할구역이 나뉘어져 있어 효과적인 보존 및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상호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통해 관악산을 무분별한 훼손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

협의회는 행락질서 확립, 공동 추진에 관한 사항, 공원관련 행정정보 및 기술교환에 관한 사항 등 5가지 사항에 유기적인 협조를 합의하는 한편 앞으로 세부계획을 기획, 공동추진해 나갈 것을 논의했다.

협의회는 우선 관악산 보호를 위한 여러가지 계획을 수립하는 가운데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의 마구잡이 훼손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각종 캠페인을 보다 적극적으로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관악구에 따르면 평일엔 3000∼4000명, 공휴일이나 행락철엔 그 수가 2만여명에 달한다. 이처럼 관악산을 사랑해 찾아오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고 하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몰지각한 주민들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빠른 길로 산 정상에 오르려는 욕심과 혼잡함을 피해보려는 얌체 등산객들이 산속 깊은 곳에 지름길을 만들면서 마구 파혜쳐 나무뿌리가 드러나고 각종 수풀을 뽑아 버리는 등 행위는 물론이고 준비한 음식물을 담았던 봉지 등 쓰레기를 보이지 않는 곳에 아무도 모르게 방치해 아름다운 관악산을 병들게 하고 있다.

행정협의회는 이같은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진입로에서부터 자치단체 합동으로 ‘쓰레기 되가져가기’ ‘산림훼손 방지’ 등의 캠페인을 벌이는 등 산행에 나서는 시민들을 계몽할 방침이다. 그런가 하면 관광객을 상대로 상주하다시피 영업 중인 무허가 음식업소 단속에도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취사는 물론 라이터 등의 화기를 지니고 입산하는 것을 관할관리소와 관청에서 금지하고 있으나 단속의 눈을 피해 취사기구 및 파라솔, 간이의자 등의 불법영업시설을 관악산 진입로나 경치가 좋은 곳에 설치해 버젓이 주류와 각종 음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업소에서 사용하는 취사기구로 인한 산불의 위험은 물론 이곳에서 나오는 각종 음식쓰레기와 폐수는 관악산 오염의 주범으로 산을 찾는 관광객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들과 관련된 많은 민원이 제기되면서 관할 관청이 단속을 나오면 재빨리 다른 관할 구역으로 옮겨 단속을 피하는 소위 ‘메뚜기 운영’으로 단속망을 피하는 일은 이제 비밀이 아니다.

협의회는 불법영업을 일삼는 업자들의 효과적인 단속을 위해 합동단속반을 편성하는 한편 관할구역을 막론하고 이들의 불법영업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행정정보와 단속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50여종의 곤충과 동물, 그리고 470여종의 식물이외에도 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관악산 생태계 보호에도 힘을 모을 것을 협의했다.

관악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조수 먹이주기’, 산림 확대를 위한 ‘각종 수목 식재 사업’등 시설관리 와 관련 시책 등을 지자체 유관기관 실무자의 협의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악산 생태계 보호를 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한 순간의 실수로 푸른 산을 단숨에 까만 민둥산으로 만들어 버리는 산불의 예방과 방재를 위한 협조체제도 구성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지자체간 별도 협의 없이 제각각 산불예방 관련 행사를 가져 왔다. 협의회는 자치단체 단독으로 하는 산불예방 행사보다는 여러 자치구가 함께 갖는 행사가 더욱 조직적이고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산불예방 캠페인을 관계자들의 협의를 통해 3개 자치구 공동 행사를 계획중이다.

이와함께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관악산을 관리하는 모든 자치구가 함께 방재를 하기 위한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협의회 회장으로 추대된 김희철 관악구청장은 “앞으로도 관악산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은 자치구들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며 “협의회장에 추대된 만큼 관악산 관리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악산은…
관악산은 해발 600m에 총면적만 370만여평에 달하며, 수도 서울을 포근히 감싸안은 듯한 형상으로 남쪽에 위치해 있다.

봄이면 아름답게 만발하는 철쭉으로, 여름에는 푸르게 우거진 산림으로, 가을에는 불타오르는 듯한 단풍으로, 겨울에는 새하얀 눈과 바위가 어우러지는 설경으로 사시사철 모습을 바꾸는 산으로 그 아름다움이 금강산과 같다는 의미에서 예로부터 소금강 혹은 서금강이라 불려 왔다.

한반도의 다른 산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은 규모와 함께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당일 산행이 가능하다는게 최대 장점으로, 따라서 답답한 도시생활에서 여유를 찾기 원하는 서울시민들은 물론이고 인근 자치단체 주민들까지 즐겨 찾는, 그야말로 도심 인근의 흔치않은 명산이다. 이같은 이유로 관악산은 4계절 내내 형형색색 ‘장사진’을 이룬다.

관악산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도 그만이지만 산 여기저기에 있는 연주대, 연주암, 삼막사, 등의 역사 유적의 아름다움 또한 관악산의 형세에 못지 않아 많은 관광객들을 자신의 품안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그러나 계속 증가하고 있는 등산객 및 관광객으로 인해 쓰레기 문제는 이미 극에 달했으며, 이와함께 등산객들을 상대로 한 불법 노점상 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관악산 오염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최근 관할 행정기관에서는 관악산 오염방지를 위해 잡상인들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관광객에 대한 꾸준한 계몽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나, 무엇보다 관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사진2>♣“산 지킴이 최선”
관악산을 지키는 시민들의 모임 이후용 회장
“관악산을 사랑하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관악산을 지키는 시민들의 모임(이하 관지모)’을 이끌고 있는 이후용씨(李厚容·62)는 “관악산의 환경오염을 막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보호해야 한다는 시민의 의식이 바뀌기 전에는 요원한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순수하게 관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인 ‘관지모’는 지난 98년 관악산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관악산을 유난히 좋아하던 사람들이 모여 관악산 주변을 청소해 깨끗한 산을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로 결성된 모임이다.

관지모는 1년뒤인 99년 서울대학교 부지에 있는 관악산 녹지의 난개발이 계속되자 회원 수가 당초 두자리수에서 177명으로 늘어나며 각종 국민서명과 궐기 대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기 시작해 지금은 모두가 인정하는 ‘관악산 지킴이’로 자리를 잡았다.

“관악산 난개발은 여러 방법으로 막을 수도 있지만 관악산을 오염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인 쓰레기 문제는 시민의식을 바꾸기 전에는 사실상 원천적으로 막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관지모 회원들이 주민들 사이에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관악산의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8월 관악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쓰레기 봉투를 나누어주는 행사를 가지면서 부터다.

이회장은 이번에 관악산을 살리기 위한 행정협약에 대해 “좋은 뜻을 모아 자치구가 힘을 합치는 일은 환영할 일이나, 선거를 앞둔 선심 행정이나, 눈앞의 효과를 노리는 전시행정으로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관할관청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산은 우리에게 맑은 공기와 바쁜 현대생활에서 작은 여유를 제공하는 휴식처며 심신을 단련하는 수련장이지 결코 유흥을 즐기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 회장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산에서 술을 마시고 아무 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가하면 담배와 성냥을 몰래 가지고 들어와 흡연을 하는 등 수준이하의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서글프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또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의식이 전환될 때 우리같은 산지킴이를 더 이상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국민 모두가 산을 사랑하게 되는 그날까지 관악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김성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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