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반·연못 조화‘일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3-23 16: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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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성락원’ 지난 92년 12월 사적 378호로 지정된 성북구 성북동 2의22 성락원(城樂園)은 조선말 순조때 황지사의 별장으로 지어진 정원이다. 대지면적만 4500여평에 달하며, 이후 철종때 이조판서 심상응(沈相應)의 별장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 곳은 의친왕 이강(李堈)공이 35년간 별궁으로 사용하다가 그 아들 이건(李鍵)공이 살았고 현재는 심상응의 후손들이 관리를 맡고 있다.

조선말기 성락원이 있던 성북동은 성곽의 북쪽 외면으로 계곡이 깊고 수석이 많고 도성과 가까워 세도가들이 자주 찾아 휴식을 취하던 곳으로 설립 당시만해도 약 6만평에 달하는 방대한 면적이었으며, 동쪽에는 약초를 기르는 약전(藥田), 약포(藥圃)와 과수원이 있었다고 전한다.

성락원에는 또 북한산 구준봉에서 내려오는 두갈래 개울물이 암벽사이에서 합쳐지는 쌍룡동천이 나타나고 다리를 건너면 깊숙한 내원이 들여다 보이지 않도록 인조동산인 용두가산(龍頭假山:용의 머리를 닮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산)을 조성해 놓았다.

성락원은 진입공간, 본원(本園)공간, 심원(深園)공간 등 3개의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거의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 건물이 배치돼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현대식 건물이 왼쪽으로 보이고 오른쪽 풀숲에는 작은 석탑이 눈에 들어온다.

성락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본원 앞 영벽지(影壁池).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자연스럽게 암반위에 고이게 해 조성된 연못으로, 규모는 소박하지만 물과 돌의 조화가 일품이며 웅장한 느낌을 준다.

암반 사이로 물줄기가 흘러 떨어지는 곳 옆에는 청산일조라고 쓰여진 암벽이 있고 왼쪽 편을 자세히 보면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가 쓴 춘빙가(春氷家)란 글씨가 있다. 이것은 겨울에는 장대같은 고드름이 주룩주룩 매달려있다는 의미. 이곳의 계절적인 변화를 함축해 놓았다.

영벽지(影壁池)의 왼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후원과 같은 곳으로 암반을 맏아 만든 연못이 있다. 이 연못에는 정자각 형태의 11칸짜리 큰 건물인 송석정(松石亭)이 높다랗게 세워져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이곳은 옛날 선비들의 연회장으로 사용되었던 11칸 규모의 정자였으나 원래의 위치에서 동쪽으로 이동해 증축되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일제 말기 불탄 것을 53년 복원하면서 이전했는데 현재의 위치에 있던 120년된 소나무
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소나무를 사이에 두고 정자를 건축해 소나무가 정자의 지붕을 그대로 뚫고 뻗쳐 있다.

송석정은 여성관광안내원과 주한외국여성들을 교육하던 예지원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특히 시인 김광섭은 이곳 풍경을 주제로 ‘성북동 비둘기’라는 아름다운 시를 짓기도 했다.
/권태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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