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침 9시, 남산 산책로에서 만난 동대문구청마라톤동호회 회원들은 ‘달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가빠진 숨을 몰아쉬며 땀을 뻘뻘 흘린채 모여든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마라톤 예찬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창립된 동대문구청마라톤동호회(회장 서재식)는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입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1년이 채 안된 현재까지 공식대회만 13번을 참가했고 제주국제마라톤, 3.1절 하프마라톤, 문화일보통일마라톤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서재식씨(지역경제과 38)는 “마라톤은 연습량이 그대로 나타나는 운동”이라며 “동호회가 ‘짧은 기간, 굵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회원 모두가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동호회는 매주 일요일 아침, 남산에 모여 14km나 되는 산책로를 2시간동안 달린다. 또 연습이 불가능한 겨울철에는 전직 육상코치를 초빙,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고 요즘 같은 장마철이나 주중에는 구청 지하에 있는 헬스클럽에서 체력단련을 한다.
“젊다고 해도 꾸준히 연습하지 않으면 절대로 오래 달릴 수 없다”는 서회장의 지론대로 동호회에는 유난히 노익장을 과시하는 회원들이 많다.
총 회원 46명중 최고령자인 하영호씨(지적과, 60)는 오는 10월 열릴 춘천조선일보마라톤 대회 풀코스를 일찌감치 신청해 뒀다. 또 김순희씨(세무1과 52)는 9명의 여성 회원중 매 대회마다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해 젊은 회원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
동호회 안살림을 맡고 있는 총무, 안철씨(세무1과 31)는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다보니 요통과 신경통에 시달렸다”며 “마라톤을 시작한지 1달도 안되어 그런 증상들이 사라졌다”고 흡족해 한다. 건강을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는 안씨지만 지난 5월 한강둔치에서 열린 울트라마라톤대회(풀코스 이상을 달리는 마라톤)에서 무려 105Km나 되는 거리를 쉬지 않고 완주해 주위 동료들을 놀라게 했다.
서회장은 “마라톤처럼 정직한 운동도 없다”며 “회원들 모두 정직이 몸에 뱄다”고 말한다. 그런 정직함이 민원업무를 할 때도 나타나 구민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동호회에 가입하고 싶다는 주민들의 전화를 간혹 받는다. 그러나 서씨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모임이 더 체계화 된 후 민간인의 참여를 받을 생각”이라 밝혔다.
동호회의 꿈은 ‘1m 1원 적립 운동’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풀코스를 완주하면 4만2000원 정도의 돈이 모이는 셈. 적립한 금액은 연말에 결산해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그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흐른 땀이 채 마르기도 전에 또 달리기 시작했다.
/김양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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