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소속 공무원 13명으로 이루어진 보컬팀은 이름이 없다. 그러나 이들의 인기는 이름 있는 프로보컬팀 못지 않다. “인근 회사의 직장인들이나 구청에 오시는 민원인들이 알아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팀리더 오은미씨(43·문화진흥과)는 “작년 구민의날 행사의 일환으로 치러진 종로구민노래자랑에서 반주를 맡아 케이블 TV에까지 나왔다”며 은근히 자신들의 연주실력을 자랑한다.
사실 보컬팀의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98년 결성당시 멤버는 기타반 출신 3명이 고작이었고, 악기 역시 사재를 털어 산 중고가 전부였다.
그러나 ‘딴따라’라고 놀렸던 동료들도, 함께 하는 시간이 줄었다고 불평하던 가족들도 이제는 보컬팀의 열성팬이다. 현재 이들이 보유한 악기도 지난 99년 ‘직원상조회’와 종로구민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으로부터 지원받은 것.
연 20차례 공연을 하는 이들의 무대는 길거리, 라이브카페, 각종 구행사, 저소득층의 합동결혼식장까지 매우 다양하다. 지난 5월, 구청 ‘쉼터’(광장)에서 열렸던 야외음악회는 관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팀원들은 그 중 중증 장애인들의 요양 시설인 ‘은혜·문혜원’에서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드럼을 맡고 있는 이재룡씨(40·환경위생과)는 “음악이 장애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오히려 우리가 장애인들로부터 배우는게 많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25년만에 처음으로 트럼펫을 다시 잡은 이홍규씨(44·세무2과)는 “보컬 활동으로 권태로운 일상에 활력소를 되찾아 민원인들에게 더욱 친절해질 수 있다”며 흡족해 했다.
현재 종로구청에는 19개의 직원동아리가 활동중이다. 이는 정흥진 구청장의 ‘1인 1취미 갖기’지침 덕분. 동아리 모임에 대한 애착 때문에 전보발령을 꺼리는 직원들도 있을뿐 아니라 실제로 타지로 전출되었다가 다시 돌아온 예도 있다.
임종률(기획예산과 공보팀)씨는 “각종 동아리 활동이 직원간 친목 형성은 물론 공무원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시키고, 민원인들에게는 구청의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되고 있어 구청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컬팀의 ‘소망’은 서울시청 뒤뜰에서의 공연이다.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열리는 시청 문화행사 무대에서 연주한 팀중엔 아직 아마추어가 없다. “아마추어 보컬로는 처음으로 공연해보고 싶다”는 다부진 계획을 뒤로한채 이들은 다시 악기를 집어들고 리듬에 빠져들고 있었다.
/김양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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