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겨냥해 유권자 공략에 나섰던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썰렁한 합동연설회장 풍경에 온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을 경험해야 했다. 그나마 유세장 한귀퉁이를 메우고 있는 청중은 어깨띠를 두른 운동원들과 노인 몇이 전부로 후보자들만의 잔치로 끝난 유세였다.
이 같은 정경은 월드컵 경기가 시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지난 휴일, 각 처에서 전개된 유세장 풍경이다.
한국팀의 첫승 이후 전국을 뜨겁게 달구는 월드컵 열기의 여파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월드컵과 지방선거 투표율의 함수관계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각각 달랐다. 월드컵 열기가 투표율을 저하시킨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각 정당간 이견이 없었으나 선거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한 입장은 다르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월드컵 경기가 투표율을 떨어뜨려 6·13 지방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시켜온 권력형 비리 문제가 경기장의 함성 속에 묻혀버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이유중 하나다. 대체적으로 한나라당 지지도가 낮은 젊은 층의 투표참여가 저조하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일부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조직력이 앞선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월드컵 경기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낸다. 현재 민주당 선거전략의 최대 걸림돌이기도 한 각종 정치적 악재를 희석시킬 수만 있어도 월드컵이 민주당에 기여하는 몫은 상당하다.
민주당 당직자는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이 젊은 유권자 층 투표율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당 차원에서도 선거참여 캠페인을 적극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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