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관영 제명은 ‘명청대전’ 신호탄?

고하승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4-02 12: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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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6.3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명청대결’ 구도가 갈수록 명확해지는 모양새다.


친명계나 친청계가 아니면 살아남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전북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김관영 지사에 대한 민주당의 전광석화와 같은 제명처분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1일 밤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김 지사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현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윤리감찰에 착수한 지 채 불과 12시간 만에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것이다.


지난해 11월 전주의 한 식당의 CCTV에는 김관영 지사가 술자리를 함께 한 사람들에게 ‘대리비’를 하라며 5만 원권과 1만 원권 지폐 등을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건네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이 영상이 아마도 경선 경쟁자들을 통해 당에 전달된 모양이다.


김관영 지사가 "문제의식을 느껴 다음날 바로 이를 회수했다"라고 해명했지만, 당 윤리위는 제명과 함께 전북 지사 경선 후보 자격을 박탈해 버렸다.


물론 나중에 회수를 지시했더라도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공직자가 특정 모임 참석자들에게 현금을 제공한 행위 자체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탓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그를 제명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통일교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친명’ 전재수 의원과 성추행 혐의로 고발당하고 탈당한 ‘친청’ 장경태 의원과 비교할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문제다.


전재수 의원에 대해선 아예 당 윤리감찰조차 하지 않았고 장경태 의원도 몇 개월을 질질 시간만 끌다가 끝내 탈당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는가.


단순히 대리비를 주었다가 받은 김관영 지사의 혐의에 비하면 수천만 원의 뇌물수수 의혹이 있는 전재수 의원과 성추행 혐의에 2차 가해 혐의까지 받는 장경태 의원이 더 부도덕하고 당에도 치명적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고 김관영 지사만 중징계를 받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전재수 의원은 친명계로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고, 장경태 의원은 친청계로 정청래 대표가 보호해 주었지만, 김관영 지사는 친명계도 친청계도 아니어서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으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여온 김관영 지사가 경선에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재심 지사로 업적도 있다. 그러자 당에서 그를 날려버린 것이란 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기존 3파전이던 민주당 경선은 이제 안호영·이원택 의원 2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원택 의원은 이른바 친청계 후보다.


정청래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2일 이 의원의 출마 선언에 앞서 김제를 방문해 재래시장을 함께 돌기도 했다.


안호영 의원은 친명계다.


안 의원의 ‘호영호재’(팬클럽) 발대식에 박찬대 전 원내대표 등 친명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지지와 지원을 표명했었다.


결국, 무색무취한 김관영 지사가 가장 유력하자 윤리위 중징계로 그를 날려버리고 친명계와 친청계가 싸우는 ‘명청대결’ 구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셈이다.


그러나 이건 향후 민주당에서 벌어질 ‘명청대전’의 신호탄에 불과하다.


지방선거 이후 8월에 치러질 전당대회에선 친명계와 친청계가 ‘너 죽고 나 살자’라는 식의 진검승부를 펼칠 수도 있다.


민주당의 분화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권력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다. 민주당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권력 다툼이 일어나는 건 권력의 속성 탓이다. 이재명 정권이 무너진다면 그건 야당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 내부 분열 때문일지도 모른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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