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대치동 입시학원 때아닌 한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1-23 20: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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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학원가가 술렁이고 있다. 한때 7조원에 이르는 사교육비 때문에 학부모들의 허리를 휘게 했던 유명학원들이 개인과외 등으로 수험생들이 크게 줄어들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유명세를 탔던 강남 대치동 학원가도 세정당국의 부동산 투기 안정화 대책으로 때아닌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신년 서울 노량진과 대치동 일대 학원가를 둘러봤다

□동작구 노량진
◆공무원시험의 메카 노량진=동작구 노량진 일대에는 한교, 남부, 서울, 희소고시학원 등 대형 공무원 전문학원 4곳과 중소규모 학원 10여곳이 밀집, 공무원시험 전문학원가로 불린다. 원래 입시학원에서부터 출발한 이 지역 학원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성인수험생 전문학원들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이 곳 학원에서 집중 공략하고 있는 시험은 크게 7·9급,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 경찰공무원, 교원임용고시다. 행정자치부 공무원 시험은 5월, 법원직 시험은 1∼2월, 임용고시는 12월, 그밖에 지방 공무원 시험 등 거의 매달 시험이 있다.
이로 인해 대형학원들은 수많은 강좌를 개설해 모든 수험생을 흡수, 1년 내내 성황을 이루고 있다. 현재 이 일대 수험생은 1만5000∼2만명에 이르고 있다.

◆여성 수험생 급증=공무원시험 군가산점제가 폐지된 지난 99년 이후 노량진 학원가에 여자수험생이 급증하고 있다. 종전 교원임용고시를 제외하곤 이 곳 수험생 90%가 남자였다.
이 곳에서 수험생활을 한 동작세무서 박주범 계장은 “커트라인이 90점 안팎인 상황에서 5% 가산점은 당락을 좌우할 정도였다”며 “몇 년 전에는 인천공무원 채용에서 100점을 받은 여성수험생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웬만한 강의실엔 남성 대 여성 비율이 6대4에 이르고 있다.

◆거대 입시학원 몰락=노량진 입시학원가가 변하고 있다. 한 때 유명세를 탔던 대성학원을 비롯한 몇몇 학원이 경영난에 휘청거리거나 속속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원 박정훈(35·동작구 노량진동)씨는 “10년 전 만해도 이 쪽은 대입재수학원동네로 유명했다”며 “대학입시가 바뀌고 강남학원가에서 강남 수험생을 흡수하자 노량진 대입학원가는 급속도로 쇠퇴했다”고 전했다.

□강남구 대치동
◆국내 최고 입시학원가=이른바 ‘대치동 학원가’는 도곡동길 롯데백화점 주변과 남부순환로 은마·선경·청실아파트 주변에 몰려 있다.
이곳 학생들은 반에서 꼴찌여도 전국적으로는 바닥이 아니라는 강한 긍지를 갖고 있다. 또 어느 한 가지 특기만이라도 개발해서 대학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공부와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인근 고교 1년 권태상(17)군은 “학원 수업에 빠지는 일은 고학년이 될수록 확연히 줄어든다”며 “기본적으로 학원에 나가 있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결국 대치동 학원가가 다른 지역과 비교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공부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일부 학원은 수업료를 받고 학생들의 아침잠을 깨워준다. 수능시험 뿐 아니라 각 해당학교의 중간, 기말고사의 예상문제를 일일이 찍어주기도 한다.

◆입시학원 세무조사 한파=최근 세정당국은 강남지역 부동산투기를 잠재우기 위해 ‘부동산투기대책반’을 투입, 아파트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저밀도지구 재건축추진 소형아파트 등의 가격과 거래동향 파악에 나섰다. 특히 이 지역 입시학원은 세정당국의 감시 강화와 뜀뛰고 있는 임대료로 인해 예상치 못한 불황을 맞고 있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강남 지역 일대 입시학원에들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대치동 붐 타운 공인중개사무소 이승민 사장(39)은 “실제 이 지역 부동산값이 1년 전에 비해 20∼40%, 2년 전보다 100% 올랐다”며 “50평짜리 학원이라면 대로변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50만원, 이면 도로쪽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00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문영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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