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불문 후보점치기 곤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1-22 17:49:5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서울 금천구 금천구에 큰 변수가 생겼다. 민주당 장성민(서울 금천) 의원이 22일 대법원의 원심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2일, 16대 총선과 관련하여 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장성민 의원의 선거사무장 권모씨에 대해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한 서울고법의 원심을 확정 판결했다.

이로써 장의원은 ‘후보 본인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선거사무장 또는 회계책임자 등이 징역형을 받으면 그 후보의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공천이 불분명하던 금천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서 여야를 불문하고 구청장 후보를 예상하기가 가장 힘든 지역으로 남게 됐다.

우선 민주당의 사정은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들만큼 복잡하다. 현재 지구당 위원장인 장성민 의원이 선거운동 관련자에 대한 실형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지금 주민들은 장 전 의원이 지구당 위원장직을 유지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우선 장 의원 측근들은 “지구당 위원장직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는 만큼 상황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장 의원이 위원장으로서 구청장 후보 선정에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론이 만만치 않다. 일부에서는 장의원의 의원직로 지구당 위원장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에서는 “새로운 위원장 선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행체제로 갈 것”이라는 미확인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반상균-구철회 대결로=민주당 공천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던 김기영 전 서울시의회 의장은 장성민 전 의원을 대신, 민주당 조직책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미 장 전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에 대비, 차기 지구당 위원장 자리를 염두에 두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그는 내년 8·8재보선이 실시될 경우, 민주당 공천을 받고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구청장 선거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태에서 반상균 현 구청장 측근들은 장 의원의 대법원 확정판결로 인해 공천이 더욱 쉬워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모씨는 “그동안 장 전 의원과 반청장간에 사이가 좋지 않은 것처럼 비춰져 고민을 했다”며 “주변 사람들의 농간으로 빚어진 일이긴 하지만 공천에 장애가 됐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씨 측근들은 또 6월 지방선거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는 점 때문에 공천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 됐다.

실제로 반씨의 한 측근은 “대선 필승을 위해 지방선거는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공천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누가 위원장이 되든 현직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는 반 구청장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반씨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청렴, 정직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가하면, 행정가 출신으로서 무리 없이 구정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도 비교적 후한 점수를 얻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반씨의 재공천에 대해 ‘어림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구철회 시의원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구씨가 장 위원장에 의해 김기영, 장창식, 김훈, 정도연씨 등 굵직한 지구당내 인물들과 함께 출당 조치를 당하는 등 한때 수세에 몰리긴 했지만 장 전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반씨의 가장 강력한 공천 라이벌로 급부상했다.

구씨는 이미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부지런히 표밭 다지기에 들어선 것으로 관측됐다. 원만한 성품으로 비교적 조직을 잘 이끌고 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구씨는 현재 새마을 협의회 금천 지회장을 맡고 있다. 시의회 예결위원으로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던 ‘토끼굴 도로사업’ 사업비 등을 유치하는 등 그동안의 침체를 벗고 발빠른 행보를 보이기도 한다.

구씨에게 가장 든든한 무기는 김기영 전 서울시의회 의장이다. 구씨의 한 측근은 “구청장 출마여부를 검토하던 김씨가 조직책에 응모, 8.8 재보선 출마의사를 밝힌 것이 우리에게는 구세주를 얻은 기분”이라며 “김씨가 구씨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구씨는 김씨와 함께 출당조치를 당하는 아픔을 함께 겪은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을 지지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

구철회씨의 급부상과 함께 주목되는 인물은 바로 황호선씨다. 재선 시의원인 황씨는 장씨의 최측근 인물로 한 때 공천이 유력시되던 인물이다. 그러나 장성민씨의 의원직 상실로 동반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황씨는 지역에서만 30여년을 정당생활을 해온 사람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황씨를 금천 지구당의 ‘원뿌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연청 중앙회 부회장까지 역임한 황씨는 중앙당과의 교감도 상당부분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런 황씨가 장씨와 함께 몰락해 가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장씨가 비록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아직 위원장직까지 상실한 것은 아니다”며 “장씨가 지방선거까지 위원장직을 유지할 경우, 여전히 공천 일순위는 황호순씨”라고 말한다.

◆한나라당도 혼전(混戰)=한나라당도 복잡하기는 민주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지구당 위원장인 이우재 위원장의 입지가 확고하지만 아직 구청장 후보로 뚜렷하게 부각되는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이위원장은 서청원, 박관용 의원등 7인의 중진 의원들과 함께 중앙당 지도위원으로 있을 만큼 입지가 탄탄하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거론되는 예상후보들 사이에서 특별히 부각되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에서 구청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한인수, 강성환, 정준호씨 등 세 사람이다. 이들 3인방 가운데 이위원장이 현재 의중에 두고 있는 사람은 강성환 전 구로구청장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구당에서는 공식적으로 중립을 표명하고 있지만 은근히 강씨를 원하고 있는 분위기인 것으로 관측 됐다.

강씨는 민선 1기 당시에 출마했다가 반상균 현 구청장에게 패한 전력이 있다. 이후 강씨는 이신행 의원의 배려로 기산건설 감사, 태영건설 대표로 취임하는 등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가 최근 퇴직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씨는 이우재 위원장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씨는 당내 경선을 원치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강씨 측근은 “아직 강씨 진로가 결정된 바 없다”며 “강씨는 경선보다 추대형식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직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경선실시를 주장하며 이미 경선 주자들간에 대립구도를 펴고 있는 것으로 관측 됐다.

이런 상태에서 현재 미미하나마 공천권에 가장 근접한 인물은 한인수씨다. 대를 이은 지역 토박이로 알려진 한씨는 민주당을 탈당, 98년 지방선거 당시 이우재 위원장에 의해 한나라당으로 입당하게 된 인물이다. 입당 직후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구청장 선거에 나섰던 한씨는 민주당 후보 반상균씨와 맞붙어 1만여 표차로 낙선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한씨가 비록 민주당을 탈당, 한나라당으로 입당했지만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론보다 오히려 동정론이 우세하다. 당시 대의원 경선을 통해 사실상 공천이 확정된 한씨를 배제하고 이경재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이 반상균 구청장을 영입, 공천을 주었기 때문이다.

한씨는 현재 지구당 상임고문직을 맡고 있다. 초대 구의원으로 구의회 부의장을 역임했던 정준호씨도 일부에서 구청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구당 후원회 수석부위원장인 정씨는 현재 석수건설 대표로 재임 중이다. 일각에서는 한인수씨를 견제하기 위해 강성환씨와 연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