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족을 잡아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1-22 16: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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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변화따른 24시간영업 성행 서울 강남의 한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윤명희씨(27. 송파구 가락동). 오후 7시 퇴근과 함께 거리는 이미 어둠이 내렸지만 윤씨의 또다른 하루는 이때부터가 시작이다. 연이은 밤샘과 늦은 귀가로 미뤘던 퍼머를 하기위해 미용실을 들린다. 미용실을 나서니 10시30분. 시장기를 때우고 책 한권을 사기위해 서점을 들렀다. 시간을 잊은 올빼미족들이 서점안에서 그들만의 지식을 축적하기에 여념이 없다.

최근 20∼30대 젊은층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서 올빼미족을 위한 24시간 영업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술집,음식점은 물론이고 헬스센터나 쇼핑센터, 세탁소, 서점 미용실까지 한밤을 사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곳곳에서 생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서비스 업종: 보통 저녁 8시면 셔터를 내리던 미용실은 이제 밤 12시가 돼도 불을 환히 밝히고 있다. 직장인과 학생들의 발걸음이 잦은 압구정동, 강남역, 이화여대 앞, 동대문 등 소위 1급 상권들을 중심으로 심야영업 미용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남 제일생명사거리에 있는 A미용실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새벽 5시까지 영업한다. 이곳의 주요고객은 직장여성들,특히 벤처 기업직원들. 동대문 운동장 부근 Y미용실도 심야영업을 시작한후 매출액이 30%이상 늘었으며 입소문에 수도권 손님까지 찾아온다고 한다.

또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24시간 놀이방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주고객으로 부모들은 마음을 졸일 필요없이 아이들을 편안하게 맡길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서울시도 이런 사회분위기를 감안해 심야보육시설정보(www.children.seoul.go.kr)사이트를 운영, 길잡이역할을 하고 있다.

편의관련 업종으로 약국편의점, 사무용품 편의점, 세탁 편의점 등도 24시간 간판을 걸고 성업중이다. 약국편의점은 의약분업이후 소규모 약국들이 변신을 시도하며 생겨난 것으로 각종 약품과 함께 영양식품, 건강보조식품, 일상 생활용품까지를 24시간 판매한다. 사무용품편의점은 벤처사무실처럼 심야작업이 많은 오피스타운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이밖에 젊은층이 많은 오피스텔 주변에는 밤샘 세탁소도 한밤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24시간 먹을 거리: 야식 업소는 강남 논현동, 압구정동을 비롯해 천호동, 신촌, 홍대앞, 동대문 등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기존 식당들이 연장영업을 하는 것 외에 뼈다귀감자탕, 설렁탕, 삼겹살 등 메뉴를 특화해 체인점 형태로 등장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삼겹살을 업그레이드 시킨 미소삼겹살, 대나무삼겹살, 허브삼겹살은 카페처럼 꾸며진 실내에서 와인과 함께 먹는 ‘고급스러움’으로 아침 8시까지 심야족들을 끌고 있다.

강남 뤼미에르 극장 뒤편에는 전통 소금구이 삼겹살이 주변 직장인들과 심야영화 관람객들을 위해 새벽6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체력관리도 24시간: 생활패턴의 변화는 운동도 밤낮이 따로 없게 만들었다. 낮에 일하고 밤이 돼야 개인시간이 허락되는 현대인들은 운동하는 시간으로 밤을 택했다. 밤 10시 충무로의 C운동센터에는 올빼미 운동족들의 열기가 겨울밤을 녹이고 있다.

퇴근시간인 6시부터 손님들이 몰리기 시작한다는 이곳은 심야운동족들이 매출액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밤손님(?)이 많다. 이곳을 이용하는 김모(36.직장인)씨는 “낮에는 일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밤시간을 선택했다”면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편안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패턴의 변화로 찜질방과 사우나 등 우리에게 익숙한 24시간 영업 외에 서점이나 택배서비스 등 낯설은 업종도 심야시간을 점차 늘리고 있는 추세다. 낮에 일하고 밤에는 잠자는 시대는 지났다. 21세기 젊은이들의 낮과 밤은 선택하기 나름이다.
/김영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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