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세계로 가보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1-21 17: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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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어린이용 연극·공연 ‘봇물’ 이번 주말엔 겨울방학 끄트머리에 있는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공연장을 들러 동심에 젖어보면 어떨까.

덕수궁 돌담길의 정동극장도 좋고 웅장하고 이국적인 예술의 전당도 좋다. 유럽풍의 대학로 문예극장이나 세종문화회관도 괜찮겠다. 아동극을 잘 모르더라도 오랜만에 굳어가는 마음을 눅이고 현실에 찌든 생각을 털어 낼 수 있다면 그것만도 뿌듯한 일이다.

◆마당극이 있는 정동=정동극장에선 ‘겨울 어린이극장’이라는 릴레이 공연을 마련하고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각종 어린이극을 내달 3일까지 선보인다.

연희단거리패의 ‘산너머 개똥아’를 먼저 시작했는데 걸쭉한 마당극 형식을 빌린 이 무대는 구수한 재담과 감칠맛나는 꼭두극, 신명나는 사물놀이 장단으로 흥이 절로 나는 공연이었다.

그 바통을 잇는 공연은 아이들도 줄거리를 익히 아는 ‘흥부놀부’. 어린이 배우들이 출연해 영어버전으로 연기하는 이색적인 무대로 꾸몄다. 아이들이 영어에 서툴러 지루할 것이라는 걱정은 안해도 좋다. 극중에 18곡의 영어노래가 함께 실려 있으니까.
〈공연=2월3일까지/오전 11시, 오후 1시(월요일 공연없음)/관람료 1만원/문의 773-8960〉

◆뮤지컬이 있는 예술의 전당=서초동 예술의 전당은 ‘겨울방학 우수 어린이 연극시리즈’라는 문패를 달고 연극 ‘강아지 똥’과 뮤지컬 ‘춤추는 강아지’를 준비했다.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실려 있는 작품 ‘강아지 똥’은 한국아동문학의 고전 권정생 선생의 동화원작을 극화한 것.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처마 밑 강아지 똥이 자신의 몸을 녹여 민들레꽃을 피운다는 서정적인 연극이다. 유치원생 정도의 아동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난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 말을 사용하지 않는 연기) 형식을 빌어 아크로바틱과 마임 등이 공연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춤추는 강아지’는 어린이극으로는 보기 드문 4인조 록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돋보이는 무대. 31일 공연하는 이 무대는 남들보다 조금 못났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당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누렁이’라는 강아지를 통해 그린 작품이다. ‘이 세상에서 태어난 것들은 나름대로 훌륭하고 소중하다’는 진지한 내용이지만 공연 형식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신나고 경쾌한 록뮤지컬로 구성했다.
〈공연=월31일까지/낮 1시, 4시(월요일 공연없음)/관람료 1만원/문의 580-1234〉

◆라이브 무대가 돋보이는 문예회관=대학로 문예극장은 극단 사다리의 ‘징검다리’와 극단 민들레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기획공연으로 선보인다. ‘징검다리’는 깊은 강을 경계로 서로 다른 문화를 고집하면서 살아가는 두 마을이 아이들이 놓은 우정의 징검다리를 통해 화해와 평화를 되찾아간다는 이야기.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사실적인 도구와 장치, 아름다운 영상,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특수효과, 두 마을을 잇는 다리, 소년이 강에 휩쓸리는 장면 등 마술적인 무대라는 평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겨울방학 시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동화작가 황선미의 원작을 극단 민들레가 극화시켰다. 어린이 놀이터를 변형한 무대위에서 분라쿠나, 막대인형, 줄인형 등이 펼치는 인형극이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주는대로 먹고 알만 쑥쑥 낳아 결국 인간에게 빼앗기는 양계장 암탉의 삶과 이를 뛰어넘은 한 암탉의 모험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무대.
〈공연=2월3일까지/낮 2시, 4시(첫날 낮공연 없음)/관람료 1만2000원/문의 499-3487〉

◆온가족이 함께하는 세종문화회관=광화문 세종문화회관과 국립극장은 가족뮤지컬 ‘장발장’과 ‘마법의 성’을 걸어놨다. 서울시극단의 ‘장발장’은 어린이극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량을 자랑하는 정극배우들이 열연한다. 평범한 진리가 교훈적이지만 뻔한 스토리에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동아예술단이 펼치는 ‘마법의 성’은 엽기미녀와 착한 야수가 나온다. 월트디즈니의 만화영화로 리메이크 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뮤지컬 레퍼토리이지만 원작에 충실한 점이 호평을 받는다.
〈공연=1월27일까지/낮 2시, 5시(월요일 공연없음)/관람료 1만5000원/문의 399-1700)〉
/안정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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