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초왕국 불명예 이젠 그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1-14 17:52:5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금연신드롬’ 전국 강타
성인 10명중 7명, 10대 청소년 10명중 4명이 담배를 피우는 ‘골초들의 나라’. 한국은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세계 1위다. 부끄러운 흡연 왕국에 새해 벽두부터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임오년 말띠 해를 맞이하면서 전국을 강타한 바람은 바로 ‘금연운동’. 서울시교육청 유인종 교육감은 신년사에서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리적 현상중 하나인 청소년 흡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사업의 일환으로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청소년 금연운동을 전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교육감은 이를 위해 먼저 교육청 산하 교직원의 금연운동부터 제안했다. 어른들이 먼저 금연운동에 참여해야 청소년들의 금연지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렇게 시작한 금연운동의 확산에는 인기 코미디언이었던 이주일씨의 역할도 컸다. 폐암으로 투병중인 이씨는 지난 연말 코에 산소공급장치를 꽂은 채 TV에 나와 “담배를 끊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지금 당장 금연하세요”라고 말해 금연 신드롬의 확산에 불을 당겼다.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다 알지만 막상 담배를 끊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중독성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인데 담배를 끊은 사람들을 두고 ‘앉은 자리에 풀도 안날 사람’, ‘담배끊는 독종과는 상종을 하지 말라’는 등 우스개 소리까지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말을 듣지 않고도 담배를 끊을 수 있다. 실제로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0년 이상 하루 1갑 이상을 피우던 김인수(33·월계동)씨가 담배를 끊은 것은 요즘 같은 금연붐이 일기 전의 일.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해 7개월 정도가 됐다. 김씨는 “금연은 의지”라면서 “담배를 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순간을 몇차례만 넘기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지력만으론 힘들어 다른 보조용품을 이용해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더많다. 유명한 바둑기사 조훈현씨는 자신의 금연에 도움이됐던 ‘금연초 골드’라는 상품의 모델로 나서고 있다.

◆금연붐에 따른 징후들=금연붐이 일고 있다는 보도들을 뒷받침하듯 담배 판매량이 줄고 금연 보조용품시장의 판매고는 확대되는 추세다.

담배인삼공사는 지난해 12월 주당 담배판매량이 6,600만갑∼9,300만갑에 이르던 것이 새해 첫째 주 6,100만갑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니코틴 패치 등 니코틴 대체요법 용품과 금연초, 금연필터, 은단 등 금연보조용품의 판매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

◆이어지는 금연붐=금연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금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나 각종 특혜를 적용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인터넷종합병원 건강샘(www.HealthKorea.net)은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금연하자! 하자!’ 이벤트를 2월말까지 진행한다.

건강샘은 가입회원들을 대상으로 금연상품권을 40% 할인판매하고 전국 70곳 한의원에서 금연침을 무료로 맞을 수 있는 시술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안국약품은 담배를 끊는 직원에게 금연수당 100만원을 지급키로 했고, KT(한국통신)는 지난해 제일기획에 이어 금연 성공자에게 돈을 주는 금연펀드를 만들었다.

이밖에 금호그룹은 흡연자를 아예 채용하지 않을 방침이며 국립암센터도 채용공고를 내면서 흡연자를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 금연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제도가 도입되면서 금연붐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최진숙 사무국장은 이러한 금연붐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금연을 결심한 개인의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금연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금연에 대한 이유를 나열해보고 가족과의 약속을 통해 의지를 다져야 한다”면서 “금연운동협의회도 금연붐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TV광고와 함께 각 기업체의 금연담당자들을 대상으로 3월중에 금연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배종근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