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보증이 취업발목 잡는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1-14 10: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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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회사 對人 직접보증만 고집…발만 ‘동동’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 간신히 일자리를 구한 일부 취업자들이 회사측이 요구하는 ‘대인신원보증’이라는 관행에 발이 묶여 머리를 떨구고 있다.

특히 IMF 외환관리체제 이후 사회전반에 팽배해진 보증기피 현상으로 서울보증보험 등의 신원보증 보험제도까지 생겼으나 일부 회사에서는 반드시 ‘대인’ 직접보증만을 고집하고 있다.

정부투자기관이나 금융권 등과는 달리 손해배상이나 재산피해를 입을 위험이 낮은 소규모 일반 기업체들도 새로 사원을 뽑을 때는 으레 대인보증과 재정보증, 근무서약서 등 서류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신원보증 보험회사로부터 보증보험증권을 교부받아 제출했는데도 사람이 직접 보증을 설 것 만을 강요하고 있어 보증인을 구하지 못한 취업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연말 모 여행사에 취업한 김모(29·구로구 고척동)씨는 “사원모집 때 학적부,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는데도 회사측은 관례를 들어 출근하자마자 대인신원보증, 재정보증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보증을 꺼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부탁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올들어 서울지역 모 출판사에 입사한 민모(33·여·부천시 원종동)씨는 “IMF 외환위기 이후 보증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가정이 많아서인지 보증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도장 하나만 찍으면 그만인 대인보증조차 말 꺼내기가 두렵다”며 “금융권에 취업하는 것도 아닌데 신원보증 보험증권만 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법률상 신원보증은 취업규칙 제6조 ‘채용시 구비서류’를 통해 신원보증서1부만을 언급할 뿐 법적 강제성이 없는 고용업체의 관행에 불과한 입사 절차지만 보증인의 재산세 납세증명과 인감증명서까지 첨부해야 한다.

더구나 지난해 노조교섭에 불응하고 위장폐업을 해 논란을 빚었던 일부 레미콘 업체나 병원은 노조원들에게 신원보증을 섰던 보증인들의 재산과 월급을 압류했다.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악덕업체들은 노동쟁의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인보증을 ‘피해 떠넘기기’ 수단으로 악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울지역실업운동연대 유의선 간사는 “유례없는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가운데 일부 회사에서 강제적으로 대인보증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보증인을 취업자의 볼모로 삼겠다는 이같은 전근대적 대인보증제도를 시급히 개선하거나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정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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