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사이에 둔 심한 격차는 두 지역 주민들의 생활패턴을 마치 이국인들처럼 서로 다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상대적인 박탈감과 이질감을 갈수록 깊게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격 양극화=경제적인 격차는 주거문화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아파트 분양에 있어서도 강남북간 격차는 예외가 아니다.
주택업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서울동시분양에서 50평형대 이상 대형아파트는 모두 1151가구가 공급됐다.
비강남권에 선보인 아파트들이 3순위까지 가서야 청약이 마감되거나 미달사태가 벌어졌으나 강남,서초, 송파 등 ‘강남권’에 선보인 대부분은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에따라 비강남권에서는 대형비중을 줄이고 중소형을 늘리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강남은 종래 ‘부촌’에서 제외됐던 곳들도 호화대형 주상복합 빌딩이 잇달아 들어서고 가격 격차도 더 크게 벌리며 ‘강남권’=부자동네의 인식을 굳히고 있다.
◆이질화하는 문화예술 활동=미술인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인사동을 놓아 두고 언제부터인가 강남 청담동에 하나둘씩 화랑들이 모여 들더니 이제는 1년에 한번씩 청담미술제를 개최할 만큼 새로운 미술의 거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화랑가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강남북의 차이가 확연하다. 인사동, 관훈동, 사간동, 평창동을 중심으로 한 강북의 화랑은 전통화법에 충실한 작품들이 주로 전시된다.
구상조각, 판화, 유화, 동양화, 수묵화 등 고풍스러우면서도 실험정신이 보이는 작가들의 주무대다.
이에비해 강남 화랑가는 단색계열의 작품, 추상성이 강한 유화작품, 심플하고 모던한 40대 청년작가들의 작품이 잘 팔린다.
고급하면서도 심플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강남사람들의 생활패턴과 작품이 연결되는 것이다.
화랑가에는 오래전부터 ‘강북에서 잘팔리는 작품, 강남에서 잘팔리는 작품’이 뚜렷이 구분돼 있다고 한다.
◆마시는 문화도 격차=음주문화도 두 지역은 분명 다르다.
요즘 압구정동엔 ‘소주바’가 즐비하다. ‘한양 타운’을 사이에 두고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소주바는 로바다야끼를 제치고 새로운 압구정의 모습을 만들고 있다.
이곳 소주바는 강북의 소주방과는 달리 손님들이 많아 정신이 없지도 않고 어디서나 보는 술집분위기와는 무언가가 차별된다. 메뉴는 소주방의 그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데 인테리어나 음악은 바의 분위기를 내고 블랙톤의 심플함으로 ‘부티나게’ 꾸몄다.
◆‘강남패션’과 ‘강북패션’=꽉끼는 교복, 구렛나룻 등이 한때 강북 10대들의 멋이었다. 그들은 강북 쇼핑의 명소인 동대문 패션몰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하기를 좋아한다. 옷값은 3만원에서 8만원대. 밥값과 차비,용돈까지 10만원 정도면 하루 쇼핑을 즐기며 강북 멋쟁이로 태어난다.
이들은 “10대들의 유행을 선도하는건 강남 고가 브랜드보다는 강북 멋쟁이들 “이라고 기염을 토한다.
반면 강남에서는 고가품, 수입 명품을 걸쳐야 멋쟁이 대열에 낄 수 있다. 일명 명품족이라 불리는 이들은 명품관을 드나들며 한껏 경제적 여유를 즐긴다.
◆기반시설 격차 심화=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반시설 또한 강남과 강북간의 차이는 현격하다.
지난해 기준 자치구별 어린이 공원수를 보면 성북 16개, 동대문구 21개인 반면 서초구 90개 송파구 71개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병원시설도 중랑구는 병상수가 134개인데 비해 강남구는 2925개에 달한다. 구청 살림을 꾸리는 예산 또한 강남은 강북에 비해 배에서 많게는 2.5배나 된다.
◆균형개발 목소리 높아=강남북간 생활격차를 줄이는 방안이 거론될때마다 단골로 오르내리는 것이 시세인 담배소비세와 구세인 종합토지세 세목교환문제. 구간 재정격차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남구의 종합토지세는 약 809억원, 도봉구는 66억원에 그치는등 심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에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구에 사업비나 특별교부금을 준다해도 현제도로써는 해결될 수가 없다.
서울시의회 조양호의원은 “같은 서울시인데도 강남북간의 주거환경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면서 “시세와 구세를 맞교환해 재정격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비교적 높은 강남, 송파, 서초구 등이 이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어 논의는 원점에서 맴도는 상태다. 이보다는 도로의 신설,개·보수나 노후 불량주택 재개발, 생활편익 시설 등에 市政이 보다 큰 무게를 두고 강북지역에 투자의 비중을 높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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