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럭이나 아스팔트를 은막(銀幕)삼아 영화나 슬라이드를 상영하듯 영상으로 광고간판을 대신하는가 하면, 자동차에 차체 크기보다 더 큰 간판을 달아 눈에 잘 띄는 곳에 주차해놓기도 하고, 아예 사람이 직접 피킷팅을 하기도 한다.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H호프집은 지난6월 점포입구에 영상간판을 설치, 길가는 시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30만원을 들여 만든 입간판을 구청 단속반이 수거해 가버려 아예 슬라이드식 영상간판으로 바꿨다”는 H호프 주인 김경철씨(43)는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끼치지 않아서 좋고 무엇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구청에서 수거해 가면 어쩌나 하는 노심초사에서 벗어나 속 편하다”고 말했다.
종로2가 탑골공원 옆 D레스토랑은 벌써 수 년 전부터 차량에 간판을 설치, 점포 입구 눈에 잘 띄는 ‘명당’에 주차시켜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D레스토랑의 이런 아이디어는 불법간판 단속이 강화된 최근에 서울시 전역에 급속도로 번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강남구 도곡동 H한식당의 경우처럼 1톤 트럭에 차체보다 큰 대형 간판을 달아 놓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반해 종로나 명동 등 시민들의 통행이 많은 중심가에 IMF가 시작되면서부터 등장한 인간 광고판은 인간미가 물씬 풍긴다. 점심시간이나 저녁 ‘피크 타임’에 노래방이나 비디오방, 작은 식당 등을 알리는 피킷을 들고 있는 이들 인간 광고판들은 한 시간에 많아야 5천원 정도의 아르바이트비를 받고 있어 불경기 속 고단한 서민들의 애환을 담고 있기도 하다.
/서호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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