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병원 재개관 난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1-10-18 16: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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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약속깨고 정신병원 특화”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시장을 뽑은 지 7년이 지났지만, 서울시의 밀실·밀어붙이기식 행정은 관선 시장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하다. 적어도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시립은평병원(정신병원)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그래 보인다.

지난17일 시립은평병원 인근 응암1·2·3·4동과 역촌1·2동, 신사1·2동 통장 회장단은 은평구의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서울시가 지난96년 일반외과, 산부인과 등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만든다고 약속해 놓고, 주민은 물론 은평보건소 관계자들조차 모르게 열린 회의를 통해 진료과목을 변경, 사실상 정신병원 기능만 강화한 형태로 개관하려 한다”면서 “당초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11월 개관을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의회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96년 은평병원 재건축 계획을 수립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수 십 년 간 혐오시설(정신병원)로 인해 지가 하락 등의 피해를 받아왔고, △인근에 종합병원이 부족하다고 민원을 제기하자, 병실을 200병상에서 250병상(일반병상 50개 신설)으로 늘리고, 진료과목도 4개과에서 10개과(일반외과, 산부인과, 마취과, 소아과, 치과, 임상병리과 신설)로 증설키로 결정했다.

시는 또 97년에도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일반병실 50병상을 추가로 증설키로 결정, 종합병원 신설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를 한껏 높이기도 했다.

시는 그러나 지난3월 주민은 물론 은평보건소 관계자들조차 배제한 채 회의를 열고, 진료과목을 당초 10개과에서 7개과(치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3개과 증설)로 축소하고, 병상은 모두 317병상(정신 200, 일반 100, 응급실 17)으로 늘리되, 일반병상을 알코올 및 약물중독 등을 위한 병실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시의 이러한 계획변경은 11월 재개관을 한 달 앞둔 시점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다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은평병원 응급실에 ‘정신과 응급실’이란 간판이 설치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희원 의장(응암2동) 등 주민들의 문의에 은평병원측이 “일반환자 응급실은 없다”고 대답하면서 확인됐다.

특히 은평병원 진료과목 변경을 결정한 공문에 따르면, 시는 “진료과목 증설을 축소할 경우 당초 계획의 차질로 지역주민의 민원발생이 우려된다”고 예상까지 하고서도 개관 한 달을 앞둘 때까지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시는 “당초 계획대로 진료과목을 증설 시 적자를 면치 못하며, 일반환자의 진료기피로 병원활성화가 곤란하다”면서 “은평병원은 정신병원으로 특화, 입원중인 정신질환자의 일반질환 합병시 자체진료에 필요한 진료과목을 증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호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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