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회유 단죄 마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1-09-06 15:16:4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송파구청장 고발 김현종씨 8월31일 11시 서울지검 동부지청. 자신이 살고 있는 구의 구청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 고발인 대표 김현종씨(송파구 거여2동)는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주민들이 오죽하면 이 방법을 선택했겠느냐”는 그는 “행정의 주민참여 확대와 주민감사청구제의 조기정착을 위해 사법당국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범한 그가 구청장을 고발하겠다고 마음먹기까지는 많은 일이 있었다. 지난 2월25일 가장으로서의 힘겨운 하루를 마치고 TV를 지켜보던 김현종(송파구 거여2동)씨는 실망과 망신, 분노라는 단어가 쉴새없이 교차했다. 나날이 새로워지는 송파구를 기대하며 주어진일에 최선을 다하면 남들이 말하는 ‘사는 것처럼 살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있었던 때였다.

그러나 TV에서 해외여행으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구청장의 모습이 전국적으로 비쳐지자 “송파에서 사는 것이 순간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곧바로 주민의 올바른 권리를 찾으려는 시민연대에 합세해 주민감사청구인 대표를 자처했다. 송파 전역을 돌며 구청장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주민들의 서명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769명의 주민들이 뜻을 같이해 지난 6월13일 서울시에 송파구 뉴질랜드 국제자매도시 방문관련 주민감사를 청구하게 되었다”고 잠시 흐뭇해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뒤 그의 목소리는 다시 격양돼 있었다. “어떻게 구청에서 서명인들을 상대로 서명취소 회유전화를 할 수 있느냐”며 “설마했지, 공무원들이 그런 상식밖의 일을 할 리 만무하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그러나 회유전화를 받은 사람이나 통장의 방문을 받은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자 믿을 수 밖에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외유시비 때보다 더 큰 실망감이 들었다는 그는 회유를 받은 적이 있는 고발인 접수에 들어갔다. “김모씨는 동장이라는 사람이 누가 서명을 부탁해서 한 것 아니냐며 철회할 생각이 없느냐는 전화를 받았고 엄모씨는 통장이 찾아와 어떻게 서명을 하게 되었느냐며 서류에 도장을 찍어달라고 요구하는 등의 일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회유전화 고발인 10인을 대표해 시민단체와 함께 구청장을 고발한 김현종씨는 “행정기관에서 불순한 목적으로 주민의 정당한 의사표현과 권리행사를 막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리려는 취지”라며 고발 이유를 밝히고 “의사를 표시한 주민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유출한 것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접수를 마치고 검찰을 빠져나가던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한마디를 외쳤다. “다음엔 박수치고 싶은 일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김영미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