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상황 구청지시 겉돈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1-07-26 17:10:2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강북구 풍림산업 현장 당일 어린이 익사 서울시와 건설교통부가 장마철을 맞아 건설현장 특별안전 점검을 일선 지자체에 지시한 가운데 올들어 처음으로 건설공사현장에서 어린이가 희생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새벽 서울지역에 내린 폭우로 다음날인 15일 오후 3시30분경 강북구 미아5동 주택재개발지구 공사장(시공사 풍림건설) 침사장에서 이동네에 사는 정모군(10세·서울 미양초등학교 3년)이 150㎝ 깊이의 물웅덩이에 빠져 익사체로 발견돼 관리감독 관청인 강북구와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정군은 이날 친구 등 5명과 함께 공사 현장에 들어와 놀다 침사지에 빠져 변을 당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강북구청은 “사고 당일 아침 6시경 현장을 찾아 수방시설을 점검하고 문제의 침사지에 고인 빗물을 배수시킬 것을 지시했으나 현장 관계자들이 미처 배수를 완료하지 못한 상황에서 참변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이미 공사현장 책임자를 불러 사유서를 받았으며 후속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해 사고의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관청의 배수 지시를 즉시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참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집중폭우가 내린 14일 모든 공무원들이 밤을 꼬박 지새우며 풍림산업 건설현장 등 관내 수해위험 지역에 대한 안전 조치를 지시했음에도 풍림산업 현장에서 안이한 대처로 일관해 발생한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 인근 주민들도 “비상시에 구청의 안전조치 지시가 즉시 이행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주민들이 공사현장 주변에서 안심하고 살고 있겠느냐”며 “구청이 사고당일 새벽에 지시한 배수만 즉시 이루어 졌더라도 어린이가
익사하는 참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문수(42·강북구 미아5동)씨는 “관리감독 관청인 구청의 지시가 현장에서 즉시 먹혀들어 가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히고 “미아5지구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소음·분진·안전 등 각종 민원이 발생할 경우 구청의 지시가 제대로 이행될지 의심스럽다”며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이와관련 풍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구청의 지시에 따라 양수기를 동원해 배수를 실시하였으나 유입되는 빗물로 인해 미처 배수를 완료하지 못한 가운데 일어난 사고”라며 “어린이가 공사장 휀스를 넘어 현장으로 들어올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해 침사지 경계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 신은호·배종근기자[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