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곳곳 복구 ‘망치소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1-07-19 1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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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못한 집중 폭우 삶의터전 ‘쑥대밭’ 37년만에 쏟아진 기습폭우는 서울시내 저지대 주민들의 삶터를 일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렸다.

15일새벽, 시간당 최고 100㎜를 기록하며 구멍난 하늘을 연상케했던 이번 폭우는 서울서만 34명(사망33, 실종1)의 인명과 4만8556동의 건물침수, 115억7천만원의 재산을 앗아가는 참사를 불렀다(7월18일 현재). 관악구에선 김영자(40. 신림10동)씨 일가족 4명이 지하방에서 미쳐 빠져나오지 못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는가 하면 떠내려온 가스통이 자동차와 부딪혀 폭발, 3명이 참사를 당하기도 했다.

관악에서 30년을 살았다는 김하방 할머니는 “물이 허리까지 차올라 살림살이가 하나도 남아나지 않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살길이 막막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밖에 도로에 서있다가 감전돼 사망한 사람, 급류에 휘말려 사망한 사람 등 관악구만도 11명의 사망자와 부상자 5명, 2300여 가구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강북구 미아5지구에서는 지난15일 이 마을에 사는 정모군(10·미양초등3년)이 같은 학교 친구들과 주택재개발현장 공사장에 들어가 폭우로 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물놀이 중 익사했다.

강서구는 1970가구가 침수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동작구 흑석1동에선 산사태로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함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밖에 영등포구, 양천구도 이번 집중호우로 각각 4870세대와 3000여세대 주민들이 침수피해를 당해 많은 수재민을 양산했다. 관악구 수재민수용소에서 생활하는 김모 할아버지는 “급류에 떠내려가며 허우적대던 사람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린다”면서 “살다살다 이런일은 처음”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나 수마가 할퀴고 간 피해현장엔 속속 지원에 나선 군부대 장병과 지역 자원봉사자, 공무원들이 대거 참여해 흘린 비지땀으로 복구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와 가재도구를 치우는 불도저, 굴착기의 굉음은 복구작업에 가속도를 더했다.

지원에 나선 군부대 장병들은 세탁 트레일러를 동원, 흙범벅이 된 이불과 옷가지를 세탁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보건소 직원들과 인근 개인병원에선 수인성 질병에 대비한 장티푸스 예방접종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수시로 순회하는 방역차는 무더위에 썩어가는 쓰레기를 소독하기에 바빴다.

육군 54사단 소속 장병은 “주저앉은 집을 한탄하는 주민들을 보면 잠시도 쉴수가 없다”며 “바삐 움직여도 손이 모자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가전3사는 물에 젖은 가전제품을 무상수리해주고 있으며 지역 자생단체와 종교단체들은 자발적으로 구호물품을 지원하고 임시수용소를 마련, 숙식을 제공하는 등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김영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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