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9시.
“범죄 예방을 위해 심야근무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위를 살필 수 있도록”
김종욱 파출소장의 조회가 끝나고 야간근무에 돌입하는 장경호 부소장 외 6명의 갑조 근무자들의 발놀림이 바빴다. 소(所)내 근무 2명, 도보순찰 2명, 순찰차 2명에 모터싸이클 순찰 1명.
근무가 시작되고 2시간이 지나는 동안 파출소를 찾은 사람이라고는 화장실에 가기 위해 온 세 사람과 여관숙박비가 너무 비싸다고 항의하러 온 사람이 전부였다.
11시 48분. 파출소 안으로 20대 청년의 상위를 꽉 쥔 채 중년의 남녀가 찾아왔다. 서로 목소리를 높이며 싸우는 그들을 막으며 부소장이 용건을 물었다. 택시를 잡는 도중에 발생한 사소한 말이 오해로 발전, 멱살잡이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이들을 조사하는 동안 갑자기 파출소로 모든 근무자들이 집결, 석연근 경사의 지시에 따라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넓은 길이 나오는 곳에 순찰차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취중에 일어난 폭력사태였다. 연행하려는 경찰과 취중에 버티는 당사자간에 심한 몸싸움이 일어났다. 결국 파출소로 연행된 이들은 조서를 작성하고 영등포 경찰서로 소환됐다.
이들을 현장에서 연행했던 석 경사는 “이 일대가 유흥가라 이런 사태가 자주 발생한다”고 했다. 며칠 전, 석 경사는 파출소에 폭력행위로 연행돼와서도 경찰인 자신을 구타하려는 사람을 방어하던 중 팔에 타박상을 입었다. 경찰생활 21년에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이날 발생한 두 사건 중 앞선 사건은 양쪽의 말다툼이 해결점을 찾으면서 쉽게 해결됐다. 이후 발생했던 폭력사건도 야간에 발생한 폭력행위에 한해 적용되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이라는 특별법 적용을 받아 영등포로 이송됐지만 직원들의 중재로 쌍방이 잘못을 인정하고 합의에 이르러 큰 불이익은 없을 것이다.
사건이 모두 해결되고 난 후 부소장은 “경찰은 순간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건을 귀찮다고 방치하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 파출소 근무자들은 주민들을 위해 신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김진식 경장은 “경찰에게 욕설을 해대며 ‘민주경찰’이 어떻다는 말을 들을 때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적잖게 실망한다”고 토로했지만 “10년째 이 생활을 해오다 보니 이게 바로 천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배종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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