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을 우습게 여기는 민주당…왜?

고하승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4-13 13: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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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을 준수해야 할 정당이 공직선거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법을 우습게 여기는 모습이 역력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조사 가공 사건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는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식사비 제3자 대납 의혹'으로 고발장이 접수된 이원택 전북도지사 후보를 선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공직선거법은 매우 엄격하다. 징역형 이상이 선고되어야 당선 무효가 되는 일반범죄와 달리 공직선거법은 벌금 100만 원 이상만 선고받아도 당선 무효가 된다.


그런 차원에서 정원오 후보와 이원택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두 사람 모두 설사 본선에서 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더라도 임기를 마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정원오 후보를 향해 "만약 당선되더라도 수사와 재판을 받느라 임기를 마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그런 연유다.


실제로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공직선거법 판례상 여론조사 결과의 백분율을 캠프에서 임의가공하고 편집해 발표하는 것 자체가 명백한 공직선거법 제96조 위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원오 캠프에서 당 경선 룰대로 환산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민주당 경선 룰이 법보다 위에 있다는 발상이냐”라고 질타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6일 정원오 후보와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어젯밤 많은 시민과 당원 여러분께서 정원오 후보 측이 여론조사 결과를 임의로 가공한 홍보물을 제작해 대규모로 유포하고 있다는 내용을 제보로 보내주셨다"라며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박 의원이 확인 결과, 해당 홍보물 상단의 수치들은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공식 지지율이 아니었다. '모름'이나 '무응답'층을 임의로 제외하고 후보자 간 비율만 다시 가공한 수치였다.


이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는 정원오 후보와 박주민 의원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를 살짝 벗어난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무응답층을 임의로 빼 버리고 수치를 가공하면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져 유권자들은 ‘정원오 대세론’이 형성됐다는 착각을 하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임의가공하고 편집해 발표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물론 정원오 후보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전체 국민에게 공개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원택 후보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1월 정읍의 한 음식점에서 이원택 후보와 지역 청년들과 모인 자리에서 발생한 식사비용과 술값 일부를 이원택 후보가 아닌 제3자가 결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에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13일 성명을 내고 이원택 후보에 대한 재감찰과 경선 무효화를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 윤리감찰단에 대해선 "중대한 사안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단기간에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며 "이는 사실상 정치적 판단에 따른 면피성 결정"이라고 질타했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후보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정원오와 이원택을 후보로 선출했다. 기이한 일이다.


사실일 경우 당선 무효가 예상되는 데도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일까?


사법부는 자신들이 장악했기 때문에 중형을 선고하지 못할 것이란 오만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오만함에 국민이 투표로 심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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